2008년 05월 13일
일용한 양식 our daily bread(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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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에 보았던 [일용한 양식]이라는 다큐멘터리 중 일부다. 나래이션도 없고 배경음악도 없이 소위 공장형 사육을 당하는 가축과 채소들을 묵묵히 담아낸다. 청결하고 조용하며(비명조차 허락되지않는) 질서정연하지만 동시에 섬뜩하고 충격적인 영상들이다. 동물로서의 죽음을 맞이하지 못하고 상품으로서의 처리공정이 되었다. 최근의 광우병 논란을 보면서 간과하고 있는 것은 '그럼 광우병 없는 소는 막 잡아먹어도 되나'이다. 소위 웰빙이라는 이름으로 벌어지는 대살육 deadly feast은 과연 정당한가하는 물음이다. 그래서 고미숙씨의 경향신문에서의 글은 가슴을 때린다.
[하지만 정말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모르는 체하는 것인가? 다들 감지하고 있듯이, 광우병은 근대 육식문명의 산물이다. 여기서 육식문명이란 단순히 고기를 먹느냐 안 먹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오직 자본의 증식, 미각의 탐욕을 위해 동물들을 마치 통조림처럼 생산하고, 유통시키는, 더 이상 잔혹하고 더 이상 비열할 수 없는 문명의 배치를 의미한다. 광우병은 그 문명의 오만과 탐욕이 불러온 재앙의 결정판이다. 인간과 동물 사이를 넘나든다는 초유의 속성 역시 너무나 당연하다. 쇠고기를 만드는 소들은 ‘동물’로 취급된 적이 없다. 움직이지도 못한 채 오직 항생제와 동물사료로 사육당하다가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존재가 어떻게 동물인가? 그것은 오직 인간을 위한 존재로 태어나고 죽을 뿐이다. 그러니 그들의 질병이 인간에게 건너오는 건 실로 당연한 이치 아닌가?]
주낙현 신부님이 소개하신 영국성공회가 작성한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교회의 비젼에 대한 보고서'인 Sharing God's Planet 은 우리에게 이 피할 수 없는 윤리적/신학적 물음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머릿말에서 캔터베리대주교는 metanoia를 언급하면서 단순히 '참회 혹은 회개repentance'로써가 아닌 지각의 전환change of perception으로서 창조된 모든 것들에 귀 기울여 들어야 하며 세계와의 오래된 친교communion을 다시 이루어야 함을 상기시키고 있다. 이 땅위에 발딛고 뿌리내린 모든 것들이 신의 보시기 좋았던 창조물로써, 높으신 분의 사랑안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 by | 2008/05/13 17:50 | 성공회이야기 | 트랙백 | 덧글(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