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수업시간에 들어가자마자 미술원 학생이 묻는다. "선생님 이제 저희 학교는 어떻게 되는건가요?" 난 거의 기다리지않고 " 뭐 그런걸 신경쓰냐 너희 일이나 열심히 해... 흔들리지 말고" 라고 대답했다. 새정권 입맛에 맞춰 자기 사람심기하는 문광부의 모습은 유치하고 어이가 없다. 표적감사. 분명하다. 30억이상 쓴 통섭연구에 별 성과가 없다고 하지만 그게 어디 한두해 걸쳐서 나올 수 있는 것인가? 예산으로 기자재 사기도 바빴던 한해였던거 같은데 무슨 실험이나 실행의 과정이 있었겠는가 말이다. 그리고 일찌감치 지원도 끊어놓고선. 하지만 불행하게도 지금 그 과정대로라면 결과라고 기대하기도 힘든 것도 사실이었다.

여기서 내가 최근의 한.예.종을 둘러싼 문제를 보는 관점은 다르다. 그냥 보기엔 마치 문광부가 열심히 하는 예술인들 뒤통수 치는 것으로 밖에는 안보이겠지만 안타깝게도 전부가 다 정치게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시말하면 이번 사태엔 사실 어느 편에도 진정성을 담고 있지 못하다. 결국은 다 지는 게임이거나 혹은 아무 성과도 없이 상처만 남는 전쟁이 되고 말것이다. 공격하는 쪽이나 치받는 쪽이나 말이다. 언제나 불쌍한 건 어른들 밥그릇 싸움가운데에서 치이는 학생들 뿐이다.

서로 듣기좋은 예술교육의 방향을 앞세우지만 왜 이럴때만 갑자기 열불을 내시는지 한심하다. 한예종의 몇몇 거론되는 교수들은 10년전에도 같은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다. (난 그때 여름 당신들이 한 일을 기억한다.) 그 때는 그 때에 맞는 멀티미디어, 뉴미디어라며 듣기좋은 소리로 자리보전하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통섭이라는 단어에 기생하면서 산다. 실없는 이론과가 살아남는 방법은 통섭이라고 떠들면서 다른데 붙어먹어야 하기때문이다. (좌파간판을 단 못된 사람들은 분명있다.) 10년전에도 통섭은 이미 있었다. 학생들끼리. 애초에 통섭하겠다고 만든 예술학교면서 통섭원이라니 그럼 예술학교 안에 예술원이라도 만들어야 하지 않은가?

한예종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위가 구성되고 학생, 교수들이 도서관앞에 모이게 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난 거기서 예술교육의 침해라는 이름으로 다시 그 사람들이 학생들 앞세워 놓고 뒤에 숨어 자리보전하게 되는, 그 지경을 위해 사람들이 시간들여 모이게 된다는 사실을 참을 수 없다. 오히려 이번 기회가 한예종 스스로의 자리찾기하는 또 다른 계기가 되길 바란다. 물론 그렇다고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정말이다. 하지만 10년전 대자보 쓰면서 막막해하던 내게 한 분이 해주셨던 말을 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은 이루어진다." 라고.

by yellowsub | 2009/05/22 02:11 | 섬들...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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